[글쓰기] 근황(커피와 뷔페전)

191008_글쓰기 주제 : 근황

 

 

 

#멋쩍지만, 근황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해볼까. 그러고보니, 근황이라는 노래가 있는데, 가을방학의 곡.

한 때 이 노래에 흠뻑 빠져있었을 때가 있었다. 지금은 나 자신을 객관화하며 보려던 습관 때문일까,

노래에도, 전시에도, 어떤 한 감정에 사로잡혀 나를 깊은 구덩이에 빠지게 하지 않는 것 같다. 이 곡을 흘려들으려고 노력하기도 하고.

 

이게 좋은 걸까, 그렇다면 좋지 않은걸까, 고민했다.

하지만 한 쪽으로 정의내리기 전에 갈수록 가볍고 단순한게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싶다.

지금 이러다가 또 어느 순간 저 쪽에 가 있을지 모를 일이니.

 

 

#회사에서 먹는 커피만큼 나를 괴롭게 하는 것 또한 없다. 잠을 깨기 위해, 일하는 맛(?)을 느끼기 위해 먹는 커피는 그다지 나에게 달콤한 시간이 아니다.

 

그런데 신기하게도 회사를 벗어나면 모든 것이 맛있고 아름다우니, 알다가도 정말 잘 아는 일. 후후.

줄여야하는 것을 알면서도 줄이는 것이 이리 힘들다니. 카페인은 중독이다. 어떤 것에 집착이 별로 없는 내게 커피는 참 고집스럽게도 끊기 힘든 아이다. 커피에 1도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그저 부러울 뿐. 나도 예전에는 그랬던 것 같은데... 내 체질이 변한걸까 몸무게가 그때보다 10키로가 쪄서일까...? 둘다인듯. 슬퍼.

 

 

#뷔페전 마지막 날. 있는지도 몰랐던 너란 전시를 만나 그 순간이 좋았다. 전시에 닿게 된 이야기를 해보자면, 결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. 외로웠고, 새로운 사람들은 만나보고 싶었다. 그리고 알게 된 모임에서 얻은 표 한 장. 한 장만 부탁했는데, 세 장을 얻었다. 두 장은 언니에게 선물. 바글바글한 틈 속에서 이 집중하고 싶었던 전시를 제대로 소화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,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그 동선이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전시.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전시를 보는지 궁금했던 전시. 그리고 나는 파리가 가고싶구나.

 

몇 년 전 파리에 갔을 때, 여름이었다. 햇빛 쨍쨍한 유럽은 나의 경험상 잘 없었다. 선명하게 비추었던 그 때의 파리는 기억이 오래간다.

 

 

좋아하는 일을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. 왜 우리는 이게 그다지도 어려울까. 매일 매 순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한다. 누군가의 고통을 보게 되었을 때, 혹은 무언가에 슬픔을 느꼈을 때 역설적으로 깨닫기도 한다.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자고.

 

1년만에 연락이 닿은, 내가 어릴 때 부터 좋아했던 옛 동네 미술쌤은 다섯째를 낳으셨다. 내가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들어가던 그 사이 즈음 첫째를 가지셨으니, 그 길다면 긴 시간동안 선생님은 생사를 넘나드는 출산의 고통을 다섯번을 견뎌냈다는 거다. 얼마 전엔 친구가 쌍둥이를 출산했다. 그 여린 몸에서 두 생명이 태어났다는 게 난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. 나는 상상도 안되는 세계여서인지 '어머니'라는 존재로 살아가는 그들이 존경스러웠다. 더욱 느낀다. 각자의 삶이란 내가 느끼는 그 거리감만큼 넓다는 것을, 다양하다는 것을.

 

넓이가 얼만큼 되는지, 거리가 얼마나 먼지 몰라서 우린 여러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. 외면하든지, 달려가보든지 혹은 그 중간에서 어정쩡하게 서있든지. 타인의 삶에 대해 들여다보기엔 내 삶을 들여다보기도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살아가기도 하고. 고민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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